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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의료인인 피고인이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를 하여 의료법위반죄로 기소 된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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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도13370   의료법위반   (마)   파기환송 

[비의료인인 피고인이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를 하여 의료법위반죄로 기소 된 사안]

◇비의료인이 행한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구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함)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1. 의료행위의 개념과 판단기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외과적 시술, 조산, 간호 등을 시행하여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하는 행위 및 그 밖에 사회통념에 비추어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 등에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의학적 전문지식에 기초한 시행 및 관리가 필요한 행위를 의미한다. 

  어떤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목적과 수단, 경위와 태양, 행위에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내용과 정도,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내용과 정도 및 관리가능성, 의료기술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정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가.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규정의 취지와 목적 

  구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제1조). 의료인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제2조 제1항). 의료인은 면허의 종별에 따라 의료법이 정한 임무를 수행하여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진다(제2조 제2항). 한편 구 의료법 제2조 제2항은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제1호),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제2호),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제3호), 조산사는 조산과 임산부 및 신생아에 대한 보건과 양호지도(제4호), 간호사는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 등(제5호)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인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또는 간호사가 되려는 사람은 각기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자격을 취득한 후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제5조, 제6조, 제7조).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제27조 제1항 본문), 이를 위반한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는다(제87조 제2항).

  이와 같이 구 의료법은 의료인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 취지는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과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고자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5531 판결 등 참조). 의료행위의 개념과 판단기준을 정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구 의료법 규정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나. 의료행위 개념의 개방성

  1951. 9. 25. 법률 제221호로 제정된 국민의료법(1962. 3. 20. 법률 제1035호 의료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민의료법’이라 한다) 제40조는 “의사가 아니면 의업을, 치과의사가 아니면 치의업을, 한의사가 아니면 한의업을, 조산원이 아니면 조산업을 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제60조 제1호에서 ‘의료업자의 면허없이 의료업을 행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하여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였다. 이후 1962. 3. 20. 법률 제1035호로 전부 개정된 구 의료법 제25조도 “의사가 아니면 의료를, 치과의사가 아니면 치과의료를, 한의사가 아니면 한방의료를, 조산원이 아니면 조산업무를, 간호원이 아니면 간호업무를 행하지 못하며 또한 각 그 명칭이나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라는 규정을, 1973. 2. 16. 법률 제2533호로 전부 개정된 구 의료법 제24조 제1항 본문, 1975. 12. 31. 법률 제2862호로 개정된 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 본문,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도 모두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이를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하여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였다. 

  이처럼 의료법은 구 국민의료법 제정 당시부터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었으나, ‘의료행위’의 의미나 개념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정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는 의료행위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그 범위도 의료기술의 발전과 의료환경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에 수반하여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초 예정하지 아니한 새로운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하여, 의료행위의 개념을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의지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2016. 7. 21. 선고 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의료행위의 개념과 무면허 의료행위의 판단기준에 관한 대법원 선례의 입장

  1) 대법원은 시대적․사회적 상황의 변화와 법의식의 변천에 따라 의료행위의 의미, 내용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하면서,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법상황과 사회 일반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을 반영한 의료행위의 개념과 무면허 의료행위의 판단기준을 밝혀 왔다. 

  2) 즉, 대법원은 일찍이 의료행위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의학의 전문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써 진찰․검안․처방․투약 또는 외과수술 등을 하는 행위’라고 판시한 이래(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구체적 사안별로 문제된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면서 의료행위 개념을 설시하였다.

  대법원은 지압을 이용한 치료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의료행위를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시하였고(대법원 1978. 5. 9. 선고 77도2191 판결), 피부박피술이 문제된 사건에서는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행위뿐만 아니라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하여 그 개념을 확장하였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도2544 판결). 그 후 대법원은 의료행위를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시하였고(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도2481 판결), 이후 유사한 취지의 판시를 계속하여 왔다. 

  3) 한편, 대법원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말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인지 여부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자격을 가진 의료인이 아닌 일반 사람에게 어떤 시술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사람의 생명․신체상의 위험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감안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왔다(위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도3340 판결, 위 2007도5531 판결 등 참조).  

  그에 따라 대법원은 어떤 행위에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 목적이 있는지 여부와 그 행위에 사용한 수단을 ‘무면허 의료행위’의 판단기준으로 고려하였고(대법원 1985. 5. 14. 선고 84도2888 판결, 위 93도2544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3도2903 판결 등 참조), 어떤 행위가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관련되는 경우에도 그 행위의 경위와 태양 등을 감안하여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를 달리 보기도 하였다(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도432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10638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행위에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내용과 정도(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7도10007 판결 등 참조)는 물론,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내용과 정도 및 관리가능성을 ‘무면허 의료행위’ 또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기준으로 삼았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위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비의료인의 미용성형 수술 사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사건 등에서는 사회와 시대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통념이 구 의료법 제27조의 내용과 적용범위 해석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점을 감안하여, 의료기술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정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무면허 의료행위’ 또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다(위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위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의료행위의 개념과 판단기준에 관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가. 행위의 목적과 수단, 경위와 태양 

  문신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 사회에서 존재하는 신체 표현행위 중 하나이다. 문신행위는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문신행위는 인류 역사에서 주술, 신분 표시, 개체 식별, 형벌, 유대감의 표현 등 다양한 동기에서 행해졌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주로 개성 또는 예술의 표현, 장식, 외모 개선 등의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바늘로 피부에 염료를 주입하는 방식의 문신행위는 장식적․상징적인 요소나 심미적 가치가 있는 행위로 인식되어 왔고, 문신행위의 영역은 의학․의술과는 구분된 독자적 직역으로 발달해 왔다.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는 대부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이루어진다. 서화문신시술을 받는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에 원하는 글자 또는 그림, 무늬, 색상 등을 새기기 위한 목적으로 문신을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한다. 서화문신을 시술하는 사람 역시 피시술자가 희망하는 글자 또는 그림, 무늬, 색상 등이 피부에 잘 새겨질 수 있도록 장식적․예술적․미용적 측면에 중점을 두어 문신의 전형적 방법에 따른 문신행위를 할 뿐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문신행위의 주된 목적 또는 부수적 목적으로 삼아 문신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또한 문신행위 과정에서 질병의 예방․치료나 건강 증진을 위한 행위임을 표명하지 않거나 질병의 예방․치료에 사용되는 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 행위에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내용과 정도,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내용과 정도 및 관리가능성

  성공적인 문신시술이 이루어졌는지는 안전성이 담보되는 한 주로 염료의 주입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글자 또는 그림, 무늬, 색상 등이 피시술자가 원하는 대로 보기 좋게 잘 새겨졌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문신시술은 문신과 관련된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문신시술을 받으려는 사람도 시술자에게 이러한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있는지를 주로 고려하여 문신시술을 받을지를 결정한다. 또한 통상적인 문신시술 형태와 시술 부위에 비추어 보면 시술자에게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어야만 성공적인 문신시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문신시술 과정에서 피부 손상이 동반되고 염료가 사용되므로, 감염이나 질병 전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시술자가 손수 바늘로 일일이 피부를 찌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바늘의 침투 깊이를 자동적으로 조절해 주는 등 안전성이 개선된 문신용 기계(타투 머신)가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회용 바늘, 멸균기, 위생장갑 및 소독제 등 피부 손상에 따른 감염과 질병 전염 등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보건위생용품의 사용이 일반화 되어 있다.

  문신용 염료는 2018. 3. 20. 법률 제15511호로 제정되어 2019. 1. 1.부터 시행된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호 및 제8조 제3항 등에 따라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관리되어 왔다. 2025. 6. 14.부터는 2023. 6. 13. 법률 제19474호로 개정된 「위생용품 관리법」 제2조 제1호 (마)목의 인체에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용품으로서 보건위생 확보를 위하여 특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한 ‘위생용품’에 포함되어, 문신용 염료로 인한 보건위생상 위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를 아울러 고려해 보면, 비록 문신시술이 침습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문신행위의 경우 침습의 범위가 피부에 한정되고 사용하는 도구들과 시술방법이 비교적 정형적이어서 여기에 반드시 의사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광범위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위생적이고 안전한 문신시술에 필요한 정도의 의학적․기술적 지식의 습득과 시술 환경, 도구, 방법 및 절차 등에 대한 교육이나 규제 등을 통하여 문신시술로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이나 질병 전염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 다른 법률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을 통하여 문신시술 과정이나 결과를 적정하게 통제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보건위생상 위해를 관리할 수 있다.

  다. 의료기술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정도

  대법원은 1992. 5. 22. 선고 91도3219 판결에서 눈썹 문신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그 후 지금까지 이루어진 의료기술의 발전 및 의료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의료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거치면서 문신시술의 부작용도 과거보다 훨씬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최근 수년간 코로나 19 등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보건위생에 관한 사회 일반의 지식 수준과 그 실천 정도가 현저히 개선되었다.

  또한 문신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시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 인터넷 등에서 시술자, 시술환경과 방법, 도구, 안전성, 비용 등에 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하여 스스로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들이 질병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같이 자신을 상대로 이루어질 침습적 행위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이들은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로 인한 보건위생상 위해의 내용과 정도, 관리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신체를 통해 개성을 발현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문신시술을 받을 것인지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라.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

  문신은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문신은 신분, 지위 및 소속감의 표현, 예술성의 발현, 인간적 교감이나 약속의 증표, 추억의 소장, 의지의 각인, 자기애의 현출, 동경, 모방이나 개성의 표현, 장식의 일종, 미적 취향의 표현, 의미 있는 대상과 사건의 기록, 가치관과 신념의 표현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2021년 우리나라에서 18세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약 5%가 서화문신을, 약 28%가 미용문신을 한 경험이 있다. 2023년에 문신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치료 또는 예방 등과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개성 추구, 단순한 호기심, 외모 콤플렉스 극복, 자존감 회복 등의 이유로 문신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신시술은 대부분 ‘전문업소’나 ‘미용업소’에서 이루어졌는데, ‘병․의원’에서 문신시술을 받은 사람은 서화문신의 경우 1.4%, 미용문신의 경우 6.8%에 불과하였다. ‘병․의원’에서 문신시술을 받은 사람들 중 의료인인 의사가 문신시술을 하였다고 응답한 사람은 서화문신의 경우 14.3%, 미용문신의 경우 23.5%에 그쳐, 전체 문신시술 중 서화문신은 약 0.2%가, 미용문신은 약 1.59%가 의사에 의하여 시행되었을 뿐이었다. 시술 적정업소를 ‘병․의원’으로 답한 비율은 서화문신의 경우 14.6%, 미용문신의 경우 37.5%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전문업소’, ‘미용업소’ 등을 시술 적정업소로 응답하였다. 이상과 같은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오로지 의료인만 문신행위를 할 수 있다는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병역의무자의 ‘질병․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에 관한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제11조에 따른 [별표 3]이 2021. 2. 1. 국방부령 제1043호로 개정되어 문신이 신체 전체에 걸쳐 있는 병역의무자의 신체등급 평가기준이 4급에서 3급으로 상향되었고,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의 신체검사 평가기준에 관한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 제34조의2에 따른 [별표 5]가 2021. 2. 3. 행정안전부령 제239호로 개정되어 문신 관련 판단 기준이 종전 ‘시술동기, 의미 및 크기’에서 ‘내용 및 노출 여부’로 일부 변경되는 등 병역의무의 이행과 공무담임권 측면에서도 문신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2025. 10. 28. 법률 제21070호로 문신사법이 제정되어 2027. 10. 29.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그 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문신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문신행위를 할 수 있다(제4조, 제8조, 제11조). 문신사는 국민건강의 위해를 방지하고, 문신행위의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하여 매년 위생 및 안전관리에 관한 교육 및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고(제16조, 제17조),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법령이 정한 위생 및 안전관리 의무를 부담하며(제18조), 문신업자는 문신행위로 인하여 인체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인지한 경우 그러한 사정과 함께 문신행위에 사용된 염료, 약품 등에 관한 정보를 신고하여야 한다(제20조).  

  이와 같이 문신사법은 문신사의 면허․교육 등에 관한 사항과 문신업소의 위생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문신업의 건전한 운영과 국민의 건강증진 및 권익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제1조). 이러한 입법은 문신행위에 대한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및 그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변화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필요성 

  법률의 해석은 헌법 규정과 그 취지를 반영해야 하고, 법원은 어떤 법률조항에 대하여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한 경우 그중 헌법에 부합하는 의미를 채택함으로써 위헌성을 제거하는 헌법합치적 해석을 해야 한다. 비의료인에 대하여 금지되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석하는 때에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하도록 그 포섭범위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고, 위 법률 조항이 금지하고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하여 충분한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헌법합치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구 의료법 규정은 의료행위를 의료인에게만 허용하고 일반인에게 이를 금지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 위험을 방지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함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는 의료인 아닌 사람들의 의료행위 또는 이와 유사한 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의료행위의 범위를 사회통념에 비추어 반드시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행위로 한정함으로써 의료인 아닌 사람들의 기본권 제한 범위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그에 따라 법원도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한 경우 문신행위를 하려는 사람의 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는 물론, 문신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행복추구권,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관련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고,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구 의료법은 의료인이 되려는 사람은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자격을 취득한 후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인 면허는 그 취득이 가장 엄격하고 어려운 자격면허 중 하나이고,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교육과정 이수자의 수 또한 한정되어 있으므로, 의료인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질병의 예방, 치료 또는 건강증진을 위한 행위가 아닌 단지 서화문신행위만을 하기 위하여 일반인이 힘든 과정을 거쳐 의료인 자격을 취득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점을 고려하면 일반인으로 하여금 서화문신행위를 위하여 의료인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비의료인의 서화문신행위를 금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이처럼 서화문신행위에 의료인 자격을 요구할 경우, 의료인이 아니면서 서화문신행위를 하려는 사람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의료인 면허라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하여 서화문신행위를 직업으로 선택할 기본권 향유의 기회를 사실상 봉쇄당하게 된다. 

  한편 문신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주로 개성이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시술을 받는 것이므로, 문신시술은 안전한 시술을 위한 기술을 넘어 피시술자가 원하는 수준의 심미적 완성도를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특히 서화문신의 경우 도안의 제작 및 선택 단계에서부터 문신시술자와 피시술자는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통해 신체에 새길 문양과 크기, 부위, 색상 등을 상의하는 경우가 흔하고, 피시술자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사건들, 간직하고 싶은 추억들,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 인생의 좌우명, 종교적 신념처럼 개인적인 서사를 반영한 자신만의 도안을 선택하기도 한다. 피시술자는 이처럼 자신이 선택한 도안을 매개로 스스로 추구하는 사회적 인격상을 신체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고자 하고,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시술자로부터 서화문신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서화문신의 피시술자가 원하는 수준의 서화문신 기술과 경험, 예술적 표현력, 창작성은 높은 수준의 의학적 전문지식을 보유한 의료인이라고 하여 반드시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서화문신행위로 인한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오직 의료인에게만 서화문신시술을 허용하고, 비의료인에게 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서화문신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자유로운 인격 발현을 통한 행복추구권,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나아가 의료인인 의사로부터 서화문신시술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오직 의료인에게만 문신시술을 허용하고 비의료인에게는 문신시술을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해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서화문신이든 미용문신이든 문신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합법적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사회를 만듦으로써 전체 국민의 인격 발현, 개성 표현 및 행복추구를 위한 수단을 규범적으로 봉쇄하는, 그야말로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3. 판례 변경

  이와 달리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673 판결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  문신행위는 예술표현 등을 목적으로 사람의 피부에 원래 생김새와 무관한 글자 또는 그림 등을 새겨 넣는 서화문신행위와 미용을 목적으로 사람의 피부에 눈썹이나 아이라인, 모발 등을 새겨 넣어 원래 생김새를 강조하거나 변형하는 미용문신행위로 나뉨

☞  비의료인인 피고인은 2019. 5. 27.경 레터링 문신시술, 즉 서화문신행위를 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의료법위반 사실로 기소됨

☞  원심은, 비의료인인 피고인이 한 서화문신행위가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음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한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673 판결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을 변경하고, 피고인이 한 문신행위는 통상적인 서화문신행위에 해당하여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함

번호 제목
2354 상속인이 승계하는 납세의무의 한도 계산 시 공제되는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의 범위가 문제 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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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2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시세조종성 주문에 대하여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건
2351 선순위 회생담보권자가 후순위 회생담보권자를 상대로 회생계획에서 정한 바에 따라 담보목적물의 매각대금이 선순위 회생담보권 원리금 채무에 우선 변제되어야 함에도 그와 달리 변제기가 도래한 각 회생담보권 원리금 채무에 분할 변제되었다고 주장하며 그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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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9 도급인이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속한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지 문제 된 사건
2348 회생절차개시 결정 후 회생계획인가결정 전에 조세채권에 대한 부과처분이 이루어졌으나, 조세채권이 회생절차에서 채권신고되거나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경우, 회생계획인가결정으로 조세채권이 실권되었음을 이유로 그 부과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사안
2347 상속인이 비주거용 부동산을 상속받은 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3항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상속재산인 비주거용 부동산의 가액을 평가하여 상속세를 신고ㆍ납부하였는데, 과세관청이 상속세 결정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하여 산출된 감정가액을 비주거용 부동산의 인정 시가로 보아 상속세를 부과한 사건
2346 형법 제37조의 경합범 관계가 문제된 사건
2345 검사가 양형에 관한 의견을 법정에서 진술하지 않고 변론종결 후 서면으로 제출한 것이 공판중심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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