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8. 11. 법률 제17472호로 개정되어 2020. 9. 12.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관내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등을 명한 예방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가 문제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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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두43528 집합금지 처분 취소 청구의 소 (차) 상고기각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8. 11. 법률 제17472호로 개정되어 2020. 9. 12.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관내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등을 명한 예방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가 문제된 사건]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1. 1) 헌법 제20조 제1항의 종교의 자유는 일반적으로 신앙의 자유, 종교적 행위의 자유 및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로 구성된다. 신앙의 자유는 신과 피안 또는 내세에 대한 인간의 내적 확신에 대한 자유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신앙의 자유는 그 자체가 내심의 자유의 핵심이기 때문에 법률로써도 이를 제한할 수 없다. 종교적 행위의 자유에는 종교상의 의식·예배 등 종교적 행위를 각 개인이 임의로 할 수 있는 등 종교적인 확신에 따라 행동하고 교리에 따라 생활할 수 있는 자유와 소극적으로는 자신의 종교적인 확신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 그리고 선교의 자유, 종교 교육의 자유 등이 포함된다.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는 종교적 목적으로 같은 신자들이 집회하거나 종교단체를 결성할 자유를 말한다. 이러한 종교적 행위의 자유와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와는 달리 절대적 자유는 아니지만, 이를 제한할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01. 9. 27. 선고 2000헌마159 결정, 헌법재판소 2016. 6. 30. 선고 2015헌바46 결정 참조).
2) 헌법 제34조 제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하여 재해나 질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보호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 이념에 근거하여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그 예방 및 관리를 위하여 구 감염병예방법을 마련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1호 (나)목에서 구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감염병을 사회재난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를 통해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할 것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하면서, 국가 등으로 하여금 감염병 예방 조치 등을 통해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복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구 감염병예방법 제4조 제2항, 재난안전법 제4조 제1항 참조).
이러한 규정 체계 등에 따라, 구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은 각호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취해야 할 여러 유형의 조치를 열거하면서 감염병 예방 조치의 유형, 예방 조치별 범위 및 강도 등을 행정청의 선택에 맡기고 있는데, 행정청이 어떠한 감염병 예방 조치가 필요한지 결정할 때에는 의학, 역학, 통계학 등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해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을 하게 된다.
3) 위와 같이 헌법 제34조 제6항, 제36조 제3항에서 정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구 감염병예방법, 재난안전법의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감염병의 특성과 확산 추이,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여부, 예방 조치를 통해 제한 또는 금지되는 행위로 인한 감염병의 전파가능성 등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해당 예방 조치가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인지, 그러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해당 예방 조치보다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덜 제한되도록 하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는지, 행정청이 해당 예방 조치를 선택함에 있어서 다양한 공익과 사익의 요소들을 고려하였는지, 나아가 예방 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에 따라 제한될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정당하고 객관적으로 비교ㆍ형량 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4) 한편 항고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법원은 행정처분 당시 행정청이 알고 있었던 자료뿐만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 존재하였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하고 그 사실에 기초하여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11843 판결 등 참조).
2.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은 법치국가 원리에서 당연히 파생되는 헌법상의 기본원리로서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된다.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목적달성에 유효ㆍ적절하고, 가능한 한 최소한의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에 따른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7. 9. 26. 선고 96누10096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참조).
3. 헌법상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을 하고 법을 적용할 때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44302 판결 참조).
☞ 피고(광주광역시장)는 광주광역시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구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하여 ‘관내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등을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데, 광주광역시에 있는 교회와 그 대표 목사인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청구함
☞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상고하였음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코로나19의 특성, 당시 광주광역시의 구체적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① 이 사건 처분은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며, 이 사건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면서 동일하게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으로 제한되는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② 피고가 각종 시설들을 분류하여 예방조치를 명한 기준 설정의 합리성이 인정되고, 피고의 판단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감염 경로나 종교시설발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중, 집단감염 관련 기존 통계치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아,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을 수긍하여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함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①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 ②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영준의 보충의견이 있음.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다수의견은 이 사건 처분 당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었다는 상황의 긴급성만을 강조하였을 뿐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신뢰할 만한 정보를 폭넓게 수집하여 이를 근거로 전문적인 위험예측을 하고 그에 상응한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피지 않은 아쉬움이 있음. 행정청의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과 그에 따른 조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하는 것이 옳으나, 행정청이 그 근거가 되는 위험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판단 기초자료를 널리 수집하고, 그중 신뢰할 만한 정보를 채택하였는지 여부는 법원이 충분히 심사할 수 있는 영역임
-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항들을 고려하여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을 하였는지 기록상 찾아보기 어렵고, 특히 기존에 시행되어 적정한 조치라고 평가받은 인원제한, 거리두기 등 조치의 강도를 높이는 대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대면 예배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이 사건 처분으로 나아간 것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없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상황이 긴급하더라도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는 등 비례의 원칙에 따라야 함
- 또한 이 사건 처분은 식당이나 결혼식장 등에 대해서는 기존의 조치를 유지하면서도 종교시설 전체에 대해 전면적인 집합금지를 명하는 것인데, 이는 방역의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시설들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한 것임
-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