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건설기계 임대인과 근로자인 운전기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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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다214040 구상금 (사) 파기자판
[건설기계 임대인과 근로자인 운전기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제3자’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가. 쟁점에 대한 판단
1) 기존 법리
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의미에 관하여, 대법원은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으로서 재해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나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고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63748 판결 등 참조).
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판단 기준 아래, 동일한 사업주에게 고용된 동료 근로자(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33691 판결 등), 사업주인 원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와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다12408 판결 등), 하수급인(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4다204666 판결)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런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이 체결된 사안에서는, 이 사건과 같이 건설기계 임대인의 근로자가 건설기계를 운전한 경우뿐만 아니라 건설기계 임대인이 직접 건설기계를 운전하는 노무를 제공한 경우에도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긍정하였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44760 판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다27093 판결 등).
(1)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실질에 있어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건설기계의 구체적인 사용관계나 대가 지급방식을 비롯한 계약 내용을 감안할 때 건설기계 사용에 관한 법률관계가 기본적으로 도급이 아니라 임대차에 해당하여 임대인을 원수급인 등의 ‘하수급인’으로도 볼 수 없는 경우,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직․간접적으로 원수급인 등에 소속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으므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한다.
(2)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의 ‘하나의 사업’은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같은 법 제6조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라는 것은 둘 이상의 사업주 중 일방의 사업이 타방의 사업의 일부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그 각 사업이 서로 중복되지 아니하여 각 사업 자체가 분리되어 행하여지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기계 작업은 원수급인의 사업 일부를 이루고 있어 건설기계 임대인이 원수급인과 하나의 사업을 분리하여 행하였다고 볼 수 없어 같은 법 제87조 제1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
라) 이러한 기존의 판단은 우선,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를 산재보험료의 부담관계, 특히 업무상 재해의 가해자에 대한 산재보험료 납부의무를 누가 부담하는가라는 문제로 파악한 것이다. 즉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이거나 도급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구 산재보험법(2003. 12. 31. 법률 제7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또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에 따라 보험료를 부담하는 사업주인 원수급인을 매개로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원수급인의 근로자가 아니고 하수급인에도 해당하지 않아 보험가입자이자 사업주인 원수급인이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2) 새로운 법리
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인지 또는 같은 항 단서에서 말하는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인지는, 재해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 등을 한 사람(이하 ‘가해자’라 한다) 중 누구에 대해서까지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하면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재해근로자에 대한 최종적인 보상책임을 공단이 부담할지의 문제이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과 단서는 ‘제3자’의 범위나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원은 산재보험제도의 성격과 목적,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입법취지 및 그 전체 내용과 구조, 산재보험의 운용과 재정 부담, 형평의 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를 합리적으로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나)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대위권의 행사 범위는 보험료 부담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 또는 노무제공자들이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즉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범위를 파악함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가해자와 그 사용자는 보험급여를 한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해자가 재해근로자(가해자 또는 재해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경우뿐만 아니라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에서 정한 노무제공자인 경우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사업주(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수급인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일 경우의 하수급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아닌 때에도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명령 아래 그 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와 재해근로자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있다.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한 작업은 지휘․명령을 한 사업주가 행하는 사업에 편입되어 그 일부를 이루기 때문이다.
종전 판례가 건설사업의 원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 그 하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에게 고용되어 같은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등을 제3자에서 제외한 이유도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다. 나아가 원수급인 등의 지휘․명령 아래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운전업무 노무를 제공한 운전기사도 재해근로자와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당 건설기계 임대인 등 역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례의 변경
이와 달리 건설기계 임대인 및 운전기사가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 사고로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입힌 사안을 포함하여, 가해자가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 또는 그 하수급인의 직․간접적인 지휘․명령 아래 작업함으로써 사업장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재해근로자와 직․간접적 산재보험관계가 없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고 나아가 같은 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공단이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다27093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44760 판결 및 그와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 건설공사의 하수급인이 건설기계 대여업자인 피고 2로부터 지게차(건설기계)를 임차함과 아울러 그 운전노무까지 제공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음. 이에 따라 피고 2의 근로자인 피고 1은 위 건설공사 현장에서 하수급인의 지휘ㆍ명령 아래 지게차를 운전하여 하수급인 소속의 이 사건 재해근로자와 공동으로 철근 운반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운반 중이던 철근 묶음이 피고 1의 과실 등으로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머리 부위에 떨어지는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음. 원고(근로복지공단)는 이 사건 재해근로자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한 후, 피고들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함
☞ 원심은, 피고들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고 같은 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음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 판단 기준을 재정립하고, 이와 달리 ‘직ㆍ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를 기준으로 제3자 해당 여부를 판단한 종전 판례를 변경함. 대법원은 새로운 법리에 따라 피고 1이 이 사건 재해근로자와 위험을 공유하여 피고들은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ㆍ자판함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①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서경환의 별개의견, ②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음
☞ 그중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이 사건에서 공단인 원고가 가해자 측인 피고들을 상대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함
- 다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과 단서에 따른 대위권 행사의 상대방 범위를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이 공유 및 발현되었는지’라는 새로운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이유에는 동의할 수 없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를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ㆍ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정의한 종전 판례의 법리는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도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함
- 이 사건에서와 같이 건설공사의 원수급인 등이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건설기계 임대인 등으로 하여금 건설기계를 운전하여 해당 건설공사 중 일정 부분을 수행하도록 한 경우, 산재보험의 운용 측면에서 이를 ‘도급’과 달리 취급해야만 할 불가피한 이유가 없으므로,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하여는 보험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도급사업의 일괄적용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이하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이라 한다)을 유추적용함이 타당함(다만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 제1호 및 제91조의16, 같은 법 시행령 제83조의5 제2호가 정한 바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에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노무제공자에 대하여는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이 유추 없이 곧바로 적용됨. 이 경우 임대인 겸 노무제공자에 대하여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8조의6 제6항 등에 따라 원수급인과 노무제공자가 각각 2분의 1씩 산재보험료를 부담함. 이하의 논의는 이러한 경우를 제외한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국한한 것임)
- 이에 따라 원수급인은 건설기계 작업에 관한 산재보험료를 부담하여야 하고, 원수급인 등의 소속 근로자와 건설기계 임대인 등 사이에는 직ㆍ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형성됨. 그 귀결로서 건설기계의 운행 도중 건설기계 임대인 등의 잘못으로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고, 공단은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하더라도 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