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이 문제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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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
2023다285162 손해배상(국) (사) 파기환송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이 문제된 사건]
◇원고들이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의 가족으로서 가지는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이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적용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3년의 시효로 소멸하였는지 여부(소극)◇
1)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하여 국가배상법 제8조에 따라 적용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 규정한다.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로서, 그 인식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사실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 즉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뜻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다246573 판결 등 참조).
2) 민법 제166조 제1항은 소멸시효 기산점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 규정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외에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일반 규정인 민법 제166조 제1항도 적용되므로, 단기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비로소 진행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1다20118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권리행사를 가능하지 않게 하는 장애사유가 있다면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
3) 여기서 권리행사를 가능하지 않게 하는 장애사유는 일반적으로 법률상 장애사유를 의미하므로, 권리자의 개인적 사정이나 권리 발생 및 권리행사 가능성에 대한 부지 등 사실상 장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다만 법률상 장애와 사실상 장애는 민법상 정의되거나 민법의 문언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고, 양자가 언제나 뚜렷하게 구별되지도 않는다. 법률상 장애와 사실상 장애의 구별에 따라 소멸시효 기산점을 판단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타당하나, 그것이 어떠한 예외도 허용되지 않는 판단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99다66427, 73371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211978 판결 등 참조).
4)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른 소멸시효 기산점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의 궁극적 판단 기준은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이다. 그러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을 부정하는 사유가 있다면 그것이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아니라도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이 있는지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와 더불어 권리의 목적과 성격, 채권자와 채무자의 특성과 상호 관계, 사안의 유형과 맥락 등을 두루 규범적으로 고려하여 권리행사가 문제되는 시점의 일반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5) 또한 국가배상청구권이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국가가 개인의 기본권 보장 의무를 저버린 채 오히려 국민에 대해 불법행위를 저지름으로써 발생한 손해를 사후적으로 회복ㆍ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기본권이라는 국가배상청구권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공무원이 통상적인 공무수행 과정에서 개별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이른바 과거사 사건과 같이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러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였고, 이후 진실규명의 어려움, 억압적 사회 분위기 등으로 국가배상청구권 행사가 사실상 곤란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함께 참작하여야 한다.
6) 일반적으로 법률의 부지나 잘못된 법률 해석은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 가능성을 부정하는 사유가 아니다. 하지만 국가배상사건의 가해자인 국가가 국가배상 관련 법령을 제정․집행하는 과정에서 국가배상의 법률관계를 복잡하고 불명확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인 국민이 자신의 권리관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그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게 된 경우에는, 사후적인 법령 해석 결과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법률관계가 불명확하였던 이전 상황에서도 권리행사 가능성이 있었다고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권리행사 가능성은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이에 따른 국가의 조치 등에 비추어 일반적인 피해자라면 국가를 상대로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 객관적,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는가를 중심으로 국가배상제도의 목적과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을 함께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은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그 유족에게 보상금 등을 지급하면서 이로써 5ㆍ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피해에 대하여 화해계약이 성립한다는 화해간주조항을 두었는데, 화해간주조항 중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음. 위헌결정 후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의 가족인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 가족으로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
☞ 원심은, 원고들이 관련자의 가족 지위에서 가지는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은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규정된 3년의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보아,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 부분을 기각하였음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고들에게 위헌결정일까지 관련자의 가족으로서 가지는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객관적,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함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① 대법관 오경미의 별개의견, ②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③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영준의 보충의견, ④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⑤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음
☞ 그중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었으나, 국가인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음
- 이와 같이 보아야 소멸시효 제도 운영에 있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과거사 사건에서 채권자에게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가 있었을 경우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온 그간의 선례에 정합하며,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을 총체적이고 차별 없이 구제할 수 있음
☞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권리행사를 막는 장애가 법률상 장애인지, 사실상 장애인지에 따라 소멸시효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판례의 확고한 입장임. 그럼에도 판례 변경 없이 사실상 장애임에도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이 없다면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판례에 어긋나고, 법적 안정성이라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에 반함
- 관련자의 가족은 보상금 등의 수령 여부나 화해간주조항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 설령 관련자의 가족들이 관련 법률규정의 의미를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효 진행을 막는 법률상 장애가 아님. 따라서 원고들의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