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소송절차 분리 후 공범인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증인으로 증언을 한 피고인이 그 다른 공동피고인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였다는 모해위증죄로 기소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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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도163 모해위증 (나) 상고기각
[소송절차 분리 후 공범인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증인으로 증언을 한 피고인이 그 다른 공동피고인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였다는 모해위증죄로 기소된 사건]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소송절차의 분리로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있는지 여부(적극)◇
위증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있는지에 관한 현재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증인’이란 재판절차 등에서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제3자를 말한다. 형사소송법 제146조가 “법원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므로,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해당 사건의 당사자인 피고인을 제외한 제3자는 누구나 증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범인 공동피고인이라 하더라도 소송절차가 분리된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해당 소송절차에서는 더 이상 피고인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증인이 될 수 있다.
2)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헌법상 자기부죄거부특권을 보장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누구든지 자기가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증언거부권의 보장을 위해 형사소송법 제160조가 ‘재판장은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이러한 증언거부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된 후 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그 자신의 범죄사실과 관련한 질문을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거부권 내지 자기부죄거부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그와 같이 증인적격이 인정되는 피고인이 증인신문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160조에 따라 증언거부권을 고지 받았음에도 자신의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진술하였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자기부죄거부특권에 관한 것이거나 그 밖에 증언거부사유가 있는데도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 받지 못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한다고 보았고(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재판실무는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분명하고 알기 쉽게 고지하는 등 소송지휘를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재판실무까지 고려하면, 소송절차 분리를 전제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하는 것이 곧바로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3) 증언거부권 행사가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 암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증언거부권 행사가 곤란할 것이라는 우려는, 증인신문이 아닌 피고인신문 등 재판절차의 다른 국면에서 피고인의 침묵으로 말미암아 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게 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우려가 있다고 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증인적격 자체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4) 소송절차를 분리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한 후 다시 소송절차를 병합하여 다른 공동피고인과 함께 심리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등 소송절차가 종국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으로 분리되었을 뿐인 경우라고 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달리 볼 수 없다.
소송절차의 병합 또는 분리는 소송경제와 신속한 재판, 실체적 진실발견의 요청, 검사 측 증명이나 피고인 측 방어의 편의, 공범 사이에서 사건 처리의 형평과 합일적 사실인정 및 양형의 균형 필요성, 그 밖에 구체적인 사건에서 병합 또는 분리 심리의 장단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병합 또는 분리의 선택이나 활용 방법은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0조). 소송절차의 일시적 분리가 단지 형식적ㆍ관념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 그러한 분리 상태에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는, 실질적으로 소송절차 진행에 관한 법원의 재량적 판단을 문제 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공동피고인별로 소송절차를 종국적으로 분리하더라도(처음부터 공범을 분리하여 기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수소법원이 그 사건들을 병행하여 심리한다면 법관의 심증 형성 측면에서 소송절차의 일시적 분리와 특별히 다르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범 사이에서는 해당 범죄사실에 관하여 서로 증인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아닌 한 소송절차의 종국적 분리와 일시적 분리를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만 현재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5)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인정할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마약범죄,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범죄단체 구성ㆍ활동 등과 같이 여럿이 또는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범행을 하였는데 그러한 공모나 범죄 가담 행위에 관한 객관적 물증이 존재하기 어려운 유형의 사건에서는 사실상 공범의 진술에 의해서만 공소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적정절차에 따른 신속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을 고려할 때, 공범들에 대한 소송절차가 병합되어 진행되는 경우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하는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진실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이를 어길 때에는 위증의 벌을 받는다는 경고를 명확하게 하고 그로 하여금 선서한 후 다른 공동피고인의 반대신문을 받으면서 진술하게 하는 증인신문 방식이, 위증의 벌이라는 제재가 뒤따르지 않는 데다가 진술거부권으로 인하여 다른 공동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어려울 수 있는 피고인신문 방식보다 더 적합하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다른 공동피고인이 신문할 수 있는 권리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신문은 원칙적으로 증거조사 종료 후에 피고인을 상대로 공소사실 및 정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신문하여(형사소송법 제296조의2 제1항 본문) 해당 피고인의 의견 또는 입장을 밝히게 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다른 공동피고인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하여 해당 피고인이 경험한 사실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 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였다는 모해위증죄로 기소됨
☞ 원심은, 피고인과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언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을 모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해당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는 기존의 법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소송절차 분리 후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언하였으므로 위증죄의 주체로서 증인적격이 있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①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 ②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이숙연의 보충의견, ③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이 있음
☞ 그중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절차가 일시적으로 분리된 경우에는,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으로서 진술하더라도 해당 피고인이 ‘자신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진술을 한 부분’에 관하여서는 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할 수 없고, 그가 허위진술을 하였더라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음
- 형사소송절차에서 진술거부권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부여된 본질적인 권리이므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국가적 이익이나 소송경제와 신속한 재판 등을 위한 소송실무의 편의를 내세워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의 보호가치를 양보할 수 없음.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진술거부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이를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함
- 우리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의 지위와 증인의 지위는 별개임. 하나의 형사소송절차에서 한 사람이 피고인이면서 동시에 증인인 경우는 성립할 수 없고,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증인이 될 수 없음. 공범으로 같이 기소된 공동피고인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원칙적인 틀은 가급적 유지되어야 함. 그런데 소송절차의 분리가 단지 일시적으로만 이루어진 경우에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지위가 온전히 제3자로 전환된다거나 공동피고인의 지위를 완전히 상실한다고 보기 어려움. 이러한 일시적 분리는 형사소송절차에서 당사자의 지위를 가지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형식적이고 관념적인 의미에서 제3자로 만드는 소송상의 기술에 불과함. 이를 무제한으로 허용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자신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움
-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절차를 일시적으로 분리하여 증인신문을 하는 경우,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지닌 당사자의 지위와 증인으로서의 지위는 서로 충돌하여 피고인의 지위는 실질적으로 형해화됨. 이러한 상황에서는 피고인의 지위가 증인의 지위보다 우선한다고 보아 진술거부권의 실질을 확보하여야 함. 따라서 소송절차가 일시적으로 분리된 상태에서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증인으로 채택되어 신문을 받았더라도, 피고인은 적어도 ‘자신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지위를 실질적으로 유지한다고 보아야 함
- 증언거부권은 ‘위증죄로부터의 온전한 탈출구’가 아니며, 피고인에게 부여된 진술거부권의 대체물이 될 수도 없음.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증인이 되어 자신의 혐의사실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위증죄로부터의 온전한 탈출구’는 증언거부권이 아니라 진술거부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