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군인등강제추행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방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 해당 여부가 문제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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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11185 군인등강제추행등 (바) 파기이송
[군인등강제추행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방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 해당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원심이 군인등강제추행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하는 증거 판단인지 여부(소극), 2. 피고인의 전화상 발언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의 유무(적극)◇
1. 군인등강제추행죄 부분
1) 누구든지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하였더라도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피해자는 동의 범위를 벗어난 신체접촉을 당한 피해상황에서 명확한 판단이나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참조).
따라서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한 신체접촉 행위들 중 강제성이 인정되는 일부 행위가 기소된 경우, 그 이전의 신체접촉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가 용인하였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기재 추행행위까지도 용인하였으리라는 막연한 추측 하에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피해자의 증언은 단편적인 부분만을 떼어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취지를 살펴야 하고, 특히 피해자의 증언이 질문에 대한 답변인 경우 질문 내용은 물론,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과 비교 등을 통해 피해자 증언의 전체적인 취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3) 피해자라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게 되기 전까지는 피해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다(앞서 본 대법원 2021도3451 판결 참조). 이러한 양상은 결속력이 강하고 폐쇄적인 군부대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행의 경우 더욱 현저할 수 있으므로 범행 후 피해자의 행동을 가지고 범행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4)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도7538 판결 등 참조), 혐오감 또한 추행 피해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52 판결 등 참조).
☞ 상사 계급의 군인인 피고인이 9급 군무원인 피해자와 회식 후 노래연습장에서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고 기소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법리를 제시하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원심을 파기이송한 사례(군사법원법 개정에 따라 원심법원인 고등군사법원이 아닌,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이송함)
2.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 부분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한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은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의 유발 여부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함이 타당하고, 특히 성적 수치심의 경우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그 유발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등 참조).
☞ 상사 계급의 군인인 피고인이 20세의 여성 하사인 피해자에게 일과 시간 이후 저녁에 1시간가량 전화를 하면서 ‘교제하는 이성과 성관계 경험이 있는지 여부와 성관계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 성관계 자세를 포함한 자신의 성관계 경험과 당시 느꼈던 기분’을 이야기하였다는 이유로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발언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 또한 있었다고 판단하여,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이송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