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행위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재판 진행 중 개정 도로교통법(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의 시행에 따라 법정형이 종전보다 가벼워진 사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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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16420 사기 등 (차) 파기환송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행위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재판 진행 중 개정 도로교통법(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의 시행에 따라 법정형이 종전보다 가벼워진 사안]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방법 및 위 규정들이 말하는 ‘법령의 변경’의 의미(형법 제1조 제2항, 형사소송법제326조 제4호의 적용과 관련된 종래 동기설의 폐지 여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이러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규정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형벌법규가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과 같은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등 행정규칙ㆍ행정명령, 조례 등(이하 ‘고시 등 규정’이라고 한다)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수권 내지 위임한 경우에도 이러한 고시 등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형벌법규와 결합하여 법령을 보충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그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졌다면 마찬가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와 관련이 없는 법령의 변경으로 인하여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법령이 개정 내지 폐지된 경우가 아니라,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도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변경하였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한 대법원 1963. 1. 31. 선고 62도257 판결 등 종래 대법원판례 법리(이른바 ‘동기설’)를 변경하여,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음
☞ 원심판결 선고 후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이 사건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행위는 ‘자동차등’에 관한 제148조의2가 아니라 ‘자전거등’에 관한 제156조 제11호의 적용 대상이 됨으로써 그 법정형이 종전보다 가벼움
☞ 대법원은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법률 개정은 구성요건을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의 개정에 따라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종전 법령이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하여야 하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판결 후 시행된 위 법률 개정을 반영하여 신법인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1호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어서 행위시법인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음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①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의 별개의견1, ②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천대엽의 별개의견2, ③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동원의 보충의견이 있음
☞ 별개의견1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대법원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 법령의 변경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행위시법주의의 예외로서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종래 대법원판례를 대체하는 기본 법리를 제시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충분함
-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원칙적인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들은 추후 해당 사건에서 이러한 기본 법리를 기초로 한 균형 잡힌 해석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함
- 따라서 다수의견이 이 사건의 직접 쟁점이 아닌 예외적 유형들에 관하여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음. 이 사건은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경우이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 없어 파기하여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대법원판결의 적정한 판단 범위와 필요성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함
☞ 별개의견2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다수의견이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한 법령이 유효기간을 경과한 경우’를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일률적으로 행위시법의 추급효를 인정하는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음
-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형벌법규가 변경되었다는 관점에서 법령이 개정ㆍ폐지된 경우와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으므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이 적용되어야 함
- 예외적으로 변경된 법령이나 고시 등 규정을 형사법적 관점으로 평가하여 행위시법을 적용할 여지는 있으나, 이 사건은 이러한 예외 법리가 문제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