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표준필수특허권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등 성립 여부가 문제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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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두31897 시정명령등취소 (카) 상고기각
[표준필수특허권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등 성립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휴대폰 부품인 모뎀칩셋 관련 표준필수특허(이하 ‘이 사건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한 원고들이 ①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에 대하여 이 사건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제한적 약정만 체결하고 모뎀칩셋 판매처 제한 조건 등을 포함시킨 행위와 ② 휴대폰 제조사에 대하여 원고들이 제조한 모뎀칩셋을 공급받기 위한 조건으로 이 사건 표준필수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 및 이행을 요구하여 모뎀칩셋 공급과 라이선스 계약을 연계한 행위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휴대폰 단계 라이선스 정책’을 구현한 경우, 행위 ①이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행위로서, 행위 ②가 불이익강제행위로서 각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원고들이 휴대폰 제조사와 체결하는 라이선스 계약에 휴대폰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실시료를 산정하는 조건 등을 포함시킨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불이익강제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 중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1) 구「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3조의2 제1항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같은 항 제3호는 그 지위 남용행위의 하나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이하 ‘사업활동방해행위’라 한다)를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이 남용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함에 따라 구「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7. 9. 29. 대통령령 제283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5조 제3항 제4호는 사업활동방해행위의 하나로 ‘제1호 내지 제3호 외의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로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심사기준」(2015. 10. 23.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5-15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Ⅳ. 3. 라.항은 시행령 제5조 제3항 제4호의 한 경우로서 ‘거래상대방에게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타당성이 없는 조건을 제시하는 행위’[(2)항 전단, 이하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행위’라 한다]를,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 또는 행위를 강제하는 행위’[(3)항, 이하 ‘불이익강제행위’라 한다]를 각 규정하고 있다.
2) 위 관련 법령 등의 규정내용에 의하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거래상대방에게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타당성이 없는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정상적인 거래관행’이란 원칙적으로 해당업계의 통상적인 거래관행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구체적 사안에 따라 바람직한 경쟁질서에 부합하는 관행을 의미하며 현실의 거래관행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을 방지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공정거래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불이익강제행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 또는 행위를 강제함으로써 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3)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행위, 불이익강제행위와 같은 사업활동방해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부당성은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입법목적에 맞추어 해석하여야 하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개별 거래의 상대방인 특정 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사업활동을 방해한 모든 경우 또는 그 사업활동방해행위로 인하여 특정 사업자가 사업활동에 곤란을 겪게 되었다거나 곤란을 겪게 될 우려가 발생하였다는 것과 같이 특정 사업자가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시장에서의 독과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사업활동방해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사업활동방해행위가 그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려면, 그 사업활동방해행위가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사업활동방해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그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고 또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업활동방해의 경위 및 동기, 사업활동방해행위의 태양, 관련시장의 특성, 사업활동방해로 인하여 그 거래상대방이 입은 불이익의 정도, 관련시장에서의 가격 및 산출량의 변화 여부, 혁신 저해 및 다양성 감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활동방해행위가 위에서 본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때 경쟁제한의 효과가 문제되는 관련시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또는 경쟁사업자가 속한 시장뿐만 아니라 그 시장의 상품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원재료나 부품 및 반제품 등을 공급하는 시장 또는 그 시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공급받아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도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7두25183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8두7465 판결 등 참조).
☞ 원고들은 상류시장인 CDMA, WCDMA, LTE 등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스 시장에서 모뎀칩셋의 제조·판매에 필수적인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이하 ‘이 사건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하면서 해당 특허기술에 관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사업자임과 동시에, 하류시장에서 모뎀칩셋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자임
☞ 원고들은 이 사건 표준필수특허에 관하여, 2008년 이전에는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들과 라이선스(실시허락)의 범위를 제한한 라이선스 계약(제한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계약조건으로 ①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의 모뎀칩셋 판매처를 원고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휴대폰 제조사로 한정하는 조건(모뎀칩셋 판매처 제한 조건), ②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의 모뎀칩셋 판매량, 구매자, 구매자별 판매량, 가격 등 영업정보를 원고들에게 분기별로 보고하는 조건(영업정보 보고 조건), ③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가 보유한 특허에 관하여 원고들 및 원고들의 모뎀칩셋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상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하거나 특허침해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크로스 그랜트 조건)을 포함시키고, 2008년 이후에는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들에게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을 거절하고 부제소 약정 등 제한적 약정만 제안하면서, 그 계약조건으로 종전과 마찬가지로 모뎀칩셋 판매처 제한 조건, 영업정보 보고 조건, 크로스 그랜트 조건을 포함시켰음(이하 2008년 이전과 이후를 통틀어 ‘행위 1’)
☞ 또한 원고들은 원고들의 모뎀칩셋을 구매하고자 하는 휴대폰 제조사에게 원고들의 모뎀칩셋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우선 원고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휴대폰 제조사와 체결하는 모뎀칩셋 공급계약에 ‘㉠ 모뎀칩셋 판매는 특허권을 포함하지 않음. ㉡ 구입한 모뎀칩셋은 휴대폰의 개발·제조를 위해서만 이용할 수 있고, 휴대폰을 판매하고 사용할 경우에는 라이선스 계약 조건에 따라야 함. ㉢ 구매자(휴대폰 제조사)가 모뎀칩셋 공급계약을 위반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위반하고 일정 기간 이내에 이를 치유하지 않는 경우 원고들은 모뎀칩셋 공급계약을 파기하거나 모뎀칩셋 공급을 중단 또는 보류할 수 있음’을 명시함으로써 원고들의 모뎀칩셋 공급과 라이선스 계약을 연계하였음(이하 ‘행위 2’)
☞ 대법원은, 원고들이 이 사건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스 시장 및 이 사건 표준별 모뎀칩셋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하여 행위 1과 행위 2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휴대폰 단계 라이선스 정책’(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에 대하여 FRAND 조건에 의한 성실한 실시조건 협상절차를 거쳐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휴대폰 제조사에 대하여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을 강제하는 사업모델)을 구현하였고, 이는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 및 휴대폰 제조사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함으로써 이 사건 표준별 모뎀칩셋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으며, 나아가 원고들의 사업모델 구축의 경위, 원고들의 내부문서에 드러난 경쟁제한의 의도, 원고들의 이례적인 사업방식 등까지 고려하면, 원고들이 행위 1과 행위 2를 통해 휴대폰 단계 라이선스 정책을 구현한 의도나 목적은 이 사건 표준별 모뎀칩셋 시장에서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를 배제하고 원고들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행위 1은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행위로서, 행위 2는 불이익강제행위로서 각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함
☞ 한편 대법원은, 원고들이 휴대폰 제조사와 체결하는 라이선스 계약에 휴대폰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실시료를 산정하는 조건 등을 포함시킨 행위(이하 ‘행위 3’)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불이익강제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 중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행위 1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다른 사업자의 상품 또는 용역의 생산․공급․판매에 필수적인 요소의 사용 또는 접근을 거절․중단하거나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