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경범죄처벌법상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이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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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15194 상습사기 등 (나) 파기환송
[경범죄처벌법상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이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사건]
◇1. 경범죄처벌법상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검사가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소극), 2. 경찰서장이 형사소추를 위하여 이미 한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할 수 있는지(소극)◇
「경범죄 처벌법」은 제3장에서 ‘경범죄 처벌의 특례’로서 범칙행위에 대한 통고처분(제7조), 범칙금의 납부(제8조, 제8조의2)와 통고처분 불이행자 등의 처리(제9조)를 정하고 있다. 경찰서장으로부터 범칙금 통고처분을 받은 사람은 통고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범칙금을 납부하여야 하고, 위 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위 기간의 마지막 날의 다음날부터 20일 이내에 통고받은 범칙금에 20/100을 더한 금액을 납부하여야 한다(제8조 제1항, 제2항).「경범죄 처벌법」제8조 제2항에 따른 납부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 경찰서장은 지체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하고(제9조 제1항 제2호), 즉결심판이 청구되더라도 그 선고 전까지 피고인이 통고받은 범칙금에 50/100을 더한 금액을 납부하고 그 증명서류를 제출하였을 경우에는 경찰서장은 즉결심판 청구를 취소하여야 한다(제9조 제2항). 이와 같이 통고받은 범칙금을 납부한 사람은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제8조 제3항, 제9조 제3항).
위와 같은 규정 내용과 통고처분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경범죄 처벌법」상 범칙금제도는 범칙행위에 대하여 형사절차에 앞서 경찰서장의 통고처분에 따라 범칙금을 납부할 경우 이를 납부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기소를 하지 않는 처벌의 특례를 마련해 둔 것으로 법원의 재판절차와는 제도적 취지와 법적 성질에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6612 판결 등 참조). 또한 범칙자가 통고처분을 불이행하였더라도 기소독점주의의 예외를 인정하여 경찰서장의 즉결심판청구를 통하여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간이하고 신속․적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소송경제를 도모하되, 즉결심판 선고 전까지 범칙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범칙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와 형사처벌을 면제받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서장이 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한 이상, 범칙자의 위와 같은 절차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통고처분에서 정한 범칙금 납부기간까지는 원칙적으로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을 청구할 수 없고, 검사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또한 범칙자가 범칙금 납부기간이 지나도록 범칙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면 경찰서장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하고, 검사는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7도13409 판결, 대법원 2020. 7. 29. 선고 2020도4738 판결 참조).
나아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경찰서장은 범칙행위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이미 한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할 수 없다.
☞ 상습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 2020. 2. 23. 05:30 무렵 저지른 무전취식 범행(➊범행)에 대하여 경범죄 처벌법상 통고처분을 받은 이후, 같은 날 11:00 무렵 재차 무전취식 범행(➋범행)을 하여 현행범인 체포되었음. 조사 과정에서 위 통고처분 내역 및 피고인의 범죄전력이 확인되자 경찰은 “통고처분을 취소하고 상습사기죄로 형사입건코자 한다.”라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다음 범행 전부를 상습사기죄로 의율하여 검찰에 송치하였고, 검사가 같은 내용으로 공소제기를 하였음. 이에 대하여 제1심과 원심은 전부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음
☞ 대법원은 경범죄처벌법상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검사가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나아가 경찰서장이 형사소추를 위하여 이미 한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할 수도 없으므로, ➊범행 부분에 대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음